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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이야기 <1편> MBTI의 틀 안에 나를 가두지 마라.

MBTI 이야기

by 천상애 2021. 4. 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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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이게 무슨 소리냐 할 수 있다. 아니 MBTI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 MBTI에 대한 부정적인 글을 적다니?

하지만 이 글은 MBTI를 부정하고 비판을 하기 위해 적은 글이 아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MBTI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MBTI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제시하려고 적은 글이다.

 

인터넷이나 주위에 둘러보면 평소에 심리학과 심리테스트, 유사과학 등에 관심이 많거나 사람을 탐구하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는 심리/철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주로 MBTI에 매력을 느끼고 많이 빠지는 것 같다. 나 역시도 취미로 심리학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에 MBTI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게 되었고 여러 가지 글들을 찾아보게 됐다.

 

그런데 MBTI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어떤 유형이 나오면, 이 유형에 맞춰서 과할 정도로 몰입하여 나를 해석하는 사람을 종종 발견한다는 것이다. 나 자신의 성격 혹은 타인이 보여주는 성격을 MBTI를 통해 참고만 하거나, 이런 유형을 가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러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 이러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하는 정도로 활용하는 것 까진 좋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깊게 들어가 버리게 되면 자신의 성격과 타인의 행동과 모습을 MBTI 유형에 가둬버리더라. 즉, 내가 어떤 유형을 가지고 있을 때 나의 성격뿐만 아니라 행동과 생각 모두 MBTI에 맞춰버린다는 것이다.

 

나는 이 유형을 가지고 있으니 반드시 이러할 것이다.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아!라고 유형에다가 나를 단정시켜버린다는 것이다. 사람의 성격은 천차만별이다. 또한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흥미도나 타고난 재능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어떻게 MBTI 하나로 내 성격, 나의 흥미, 내 직업 등을 결정지을 수 있단 말인가?

 

MBTI로 나의 성격을 한정시키지 마라.

 

내가 처음 MBTI를 접했을 당시에 나온 유형은 INFP였다. 이때 검사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무료검사를 통해 했을 때였다. 그때 당시 INFP의 특징을 살펴보면서 성격에 대해서는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같은 MBTI 사람들의 글과 생각과 행동을 살펴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모습을 관찰해 본 결과 나는 보통의 INFP 유형이 나타나는 특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검사결과인 내 유형에 대해서 의심하기 시작했다.

 

나는 보통 INFP 유형이 가지고 있는 특징처럼 글을 쓰는건 굉장히 좋아한다. 감수성이 깊은 편이긴 하나, 글이나 말로 표현할 때는 설명충?이라고 해야 할까, 평소에는 직설적이고 솔직한 말로 표현을 하고 비유적인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다. 또한 겉으로도 INFP 유형들은 감성적인 표현을 많이하고 가만히 있어도 튀고 개성이 보인다고 하는데 나는 정말 무색무취이고 말하는 것도 드라이하다.

 

INFP 유형이 문학이나 예술에서 두드러진 특징을 보인다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흥미 있는 분야는 수학과 과학이었고 이쪽에 관심이 많았다. 그림을 감상하거나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좋아하나 그림도 전혀 그릴 줄 모르고, 책은 정작 소설을 좋아해서 많이 읽지만 직접 글을 쓸때, 은유 비유와 같은 문학적인 표현을 못 하다 보니 시나 문학 소설은 전혀 못 쓰고, 음악 듣는 것은 좋아하나 직접 배우질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그냥 할 줄 모른다. Nf유형들이 언어적인 능력도 뛰어나다는데 나는 이상하게 언어에 정말 약하다. 이 이야기를 본 당신은 내가 T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보일 수도 있겠지만 놀랍게도 난 F가 높은 사람이다. 이상해서 에니어그램 검사까지 해봤는데, 심지어 INFP가 많이 가지고 있는 에니어그램 4유형도 아니고 오히려 5유형 혹은 9유형이 나오는 사람이다.

 

INFP 유형은 위의 이야기를 보고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저 사람 INFP 맞는가 라면서.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고 하자면 이때 검사 당시 P와 J가 딱 중간으로 나왔다. 아주 근소한 차이로 P가 높았었는데, 그 영향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먼 훗날 성인이 되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 MBTI 검사를 다시 해봤을 때는 INFJ가 나오더라. 그러고 나서 INFJ 유형의 특징들을 살펴봤는데 성인이 되어 지내면서 성격이 변한 건지, 학창시절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겪은 수많은 일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예전의 나의 모습과도 비교해봤을 때 나와 비슷한 특징은 INFJ 유형에 더 많은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예술적 능력이 없다. 이 두 유형의 경우 열린 문~과 같은 개방적이고 진취적이고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지만, 나는 8유형에서 3차기능 Ti의 영향인지... 아님 나름 Si를 같이 꽤 잘 쓰는 편이어서 그런지 일부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성향도 있다. 또한 INFJ가 가치관으로 평등을 추구한다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평등'의 개념은 INFJ들이 보통 많이 가지고 있는 평등의 개념과 전혀 다르다. 나는 여전히 보통의 INFJ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내가 가지고 있는 성격은 정말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런 전혀 다른 나에 대해 나는 내 유형을 늘 의심했었고, 이런 나를 늘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결코 이상한 게 아니었다.

 

같은 유형이라도 특출나게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가치관, 능력은 다르다.

INTP 유형은 보통 논리적인 사고를 이용하기 때문에 과학, 수학과 같은 분야에서 천재들이 많다고 하지만 나는 반대로 문학 쪽이나 역사, 언어와 관련된 창작 쪽에도 특출한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도 꽤 봤다. 또한 INTJ 유형도 과학자 유형이라고 해서 순수과학이나 공학 계열 쪽에 특출나거나 직업도 많이 종사할 거라 생각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는 언어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성격도 마찬가지이다. 같은 INTP, ISFJ 유형이라도 성격이 전혀 다른 사람도 봤고.

항상 밝고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 공감 잘해줘서 호감형이 많은 ENFP 유형을 나는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오히려 좋지 않은 쪽으로 성격이 형성되어, 남을 공감해 주지 못하고 자신밖에 몰라서 자기 마음대로 하는 고지식하고 고집불통에 자기감정만 호소해서 남을 감정 쓰레기통 대하듯이 대하는 불건강한 ENFP 유형을 많이 봤다. 같은 INFJ 유형 사람들 중에도 흔히 INFJ가 히틀러와 예수의 사이라고 할 만큼, 이상한 가치관에 세뇌되고 꽂혀서 다른 사람이 보기에 너무나도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임을 알고 연락을 끊은 사람도 있다.

 

이처럼 성격유형이 같아도 사람이 가지고 있는 흥미, 능력, 관심, 가치관, 성격은 천차만별이다.

그러므로 MBTI에 맞춰서 사람을 해석하고 나를 해석할 필요는 없단 말이다.

물론 같은 유형이 모여있는 곳이나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만 가봐도 그 유형의 특징이 정말 명확하게 구분되고 MBTI 유형 별 공통된 특징들이 꽤 잘 드러난다.

하지만 거기 모여있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성격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어느 유형에 얽매여 있지 않기로 했다.

 

그냥 나 자신의 성격과 특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MBTI 유형이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면 INFP 혹은 INFJ라고 말하긴 하지만 나 자신에게 질문하면 어떠한 유형도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많이 분포하고 있는 유형의 사람들과 마주칠 때, 해당 주기능으로 쓰는 유형의 사람들에 비해서 내가 쓰는 능력이 많이 부족함을 느껴서 한계에 많이 부딪히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내가 가지고 있는 유형이 선호하는 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에 흥미가 있고 관심이 많다. 그렇다고 내가 가지고 있는 유형들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는 관심도 없고 능력도 없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도 없다. 이 유형은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 해!라고 틀에 가둬놓을 필요가 있을까?

 

유형에서 벗어나라, 그러면 개개인의 가지고 있는 소중한 보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유형으로 사람을 바라보지 말라는 것이다.

검사결과 나의 MBTI 유형이 어떤 유형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처음 만난 사람이 '저는 MBTI 무슨 유형입니다'라고 했을 때, 이 유형은 보편적으로 이러한 성격과 특징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러한 모습을 보이겠구나.

혹은 이런 유형을 가지는 사람은 이런 행동은 싫어할 테니 배려하고 조심해야지. 딱 여기까지만 생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아무런 정보가 없는 사람에 대할 때, MBTI 유형은 매우 유용하게 참고할만한 지표는 되지만, 유형을 가지고 그 사람의 성격과 특징을 단정 짓고 분석하려 들고 쉽게 판단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MBTI 유형마다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교집합'은 존재하나 그 유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전부 같은 성격을 가지고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건 나 자신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무엇보다도 MBTI 하나만 가지고 나의 흥미와 적성, 직업을 결정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가치관도 다를뿐더러, 특출나게 뛰어난 능력과 흥미와 관심을 가지는 것도 천차만별이기에 정말 직업 같은 경우는 MBTI로 결정지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INFP와 INFJ 유형을 가지고 있지만 언어적 능력과 예술적인 소질이 전혀 없고 거리가 멀듯이 말이다. 오히려 직업 부분에서는 직업선호도 검사를 통해서 나의 흥미와 적성을 파악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내가 INFP, INFJ 유형인데 문학이나 예술에 관심이 없고 예술적 감각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내가 INTP INTJ 유형인데 과학과 수학에 흥미가 없고 능력이 없고 관심이 전혀 없어도 이상할 것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나면 속에 보석을 하나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형형색색의 보석들은 종류도 다르고 다양한 빛과 광채와 색깔을 띠고 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보석의 색채는 남들과 다르다. 내가 지니고 있는 보석을 더 갈고닦는 것, 즉 나를 더 빛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오랜 시간 동안 갈고닦아야 진정한 나의 모습으로 빛을 발하는 것이다.

 

MBTI 유형이 같다고 그 유형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종류의 보석을 몸에 지니고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유형을 버리고 사람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색채의 보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다양한 색채를 존중해 주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유형에 나를, 사람들을 가두지 마라. 그 사람의 내면 속에서 반짝거리고 있는 진실된 면모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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